'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 “유방암 표적 치료에 새 가능성 제시”

□ 국내 연구진이 *전이성(轉移性) 유방암을 유발하는 새로운 **후성유전(後成遺傳)적 치료 표적 유전자를 찾아냈다.


*전이성 유방암: 유방암이 다른 장기(림프절·폐 등)에 퍼지는 상태로, 유방암 4기에 해당하며 치료에 대한 반응 및 예후가 좋지 않음.
**후성유전: DNA염기서열 변화 없이 유전자의 발현이 변화하는 현상을 말하며, 관련 기전(機轉)으로 DNA 메틸화, 히스톤 변형을 통한 크로마틴 구조 변경 등이 있음.

 

o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양희)와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정민근)의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이뤄진 이번 연구는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공구 교수와 이정연 박사가 주도하고, 조민형•박지혜•최희주 연구원이 주저자로 참여했다. 연구결과는 세계적 저명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22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 왼쪽부터 공구 교수(교신저자), 이정연 박사(교신저자), 조민형 석사졸업생(제1저자), 박지혜 박사(제1저자), 최희주 박사과정생(제1저자)

 

 

*(논문제목) DOT1L cooperates with the c-Myc-p300 complex to epigenetically derepress CDH1 transcription factors in breast cancer progression
*(제1저자) 조민형 석사졸업생(한양대학교 의과대학)
            박지혜 박사(한양대학교 바이오생명의약연구소 연구조교수)
            최희주 박사과정생(한양대학교 맞춤의료학과)
*(교신저자) 공 구 교수(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이정연 박사(한양대학교 바이오생명의약연구소 연구조교수)
*IF : 11.47

 

□ 후성유전적 변이가 대부분의 암의 발생에 관여하는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많은 후성유전조절 유전자들이 암 연구 및 치료를 위한 새로운 표적으로 제시됐다. 그 중에서도 *히스톤 메틸화 효소(histone methyltransferase)인 DOT1L 유전자는 백혈병(leukemia)의 새로운 치료 표적으로 최근 주목받고 있으며, 실제 DOT1L 활성 저해약물인 EPZ-5676은 백혈병에서 현재 임상 2상 (phase II)시험 진행을 통해 항암 효과를 입증하고 있는 단계다. 하지만 DOT1L 유전자의 항암효과는 백혈병을 제외한 다른 **고형암에서는 증명되지 않았다. 


*히스톤 메틸화 효소: 특정 히스톤 잔기에 메틸기를 붙여주는 효소. 히스톤 단백질의 변형을 통해 크로마틴의 구조를 변화시켜 유전자 발현을 조절함.
**고형암: 혈액암과 달리 고형 장기(위·간·유방·대장 등)에 발생하는 암

 

□ 연구팀은 유방암 발생 과정에서 DOT1L 유전자의 증가가 *암줄기세포 및 **상피간엽이행(epithelial-mesenchymal transition:EMT)을 활성화해 전이성 유방암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암줄기세포: 암 세포 내 줄기세포의 특징을 가진 소량의 암세포(1% 내외)로, 암을 발생 하는 능력을 가져 암의 재발 및 전이의 주원인이 됨.
**상피간엽이행: 상피세포(epithelial cell)가 간엽세포(mesenchymal cell)의 모양 및 특징으로 변화(간엽세포화)하는 현상. 이는 세포 간 결합을 분리하고, 세포의 이동성 및 침윤성을 증가시켜 암 전이를 촉진함. 또한 이는 암줄기세포를 촉진하는 기전(機轉)으로서도 알려짐.


o 쥐실험을 통해 DOT1L 유전자의 변화에 따른 유방암 발생 및 전이를 확인한 결과, 정상 유방세포의 DOT1L 유전자 증가는 유방암 발생을 유도했으며, 반대로 DOT1L 유전자를 억제한 쥐는 폐로 전이된 유방암의 발생 빈도가 4배 이상 감소(대조군: 80%, DOT1L 억제 쥐: 20%)했다(그림 2 참조).


o 실제 DOT1L의 유전자가 증가된 유방암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암의 침윤(invasion) 및 전이(metastasis)가 25~50% 정도로 약 2배 높게 나타났다(그림 3 참조).


o 또한 연구팀은 유방암 전이 관련 기전에서 DOT1L 유전자가 c-Myc라는 발암 유전자와 함께 암 줄기세포 및 상피간엽이행(EMT) 유도 유전자들의 발현을 히스톤 메틸화 및 디아세틸화 등의 후성유전적 조절을 통해 증가시키기 때문임을 밝혀냈다.

 

□ 공구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앞으로 전이성 유방암의 진단에 DOT1L 유전자가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라며 “DOT1L표적 치료제가 유방암에서도 새로운 유망한 항암제가 될 수 있을 전망”이라고 연구 의의를 밝혔다.

 

 

 

 

   
▲ DOT1L 유전자에 의한 암줄기세포(Cancer stem cell, CSC) 조절에 따른 전이성 유방암 유도 기전

 

 

 

 

 

   
▲ 쥐실험에서 DOT1L 유전자 변화에 따른 유방암 발생 및 전이 증가

 

 

 

 

 

   
▲ DOT1L 유전자 변화에 따른 유방암 환자들의 림프관 침윤(lymphatic invasion) 및 림프절 전이(lymph node metastasis) 빈도

 

 

 

 

 

※용어설명


1.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지
= 세계 최고 권위의 과학학술지인 네이처(Nature)의 대표 자매지 중 하나로 생명과학, 화학 등을 포함한 다양한 과학 분야의 연구논문들을 수록하는 종합과학 온라인 저널 (IF=11.47)

 

2. 전이성 유방암(metastatic breast cancer)
= 유방암이 진행되면서 유방 외 림프절 및 폐 등의 다른 장기로 퍼져나가는 현상을 나타내는 유방암으로, 치료 내성 및 빈번한 재발을 나타내어 예후가 매우 좋지 않음.

 

3. DOT1L
= 히스톤 메틸화 효소(histone methyltransferase)로 히스톤 H3의 라이신 79번 잔기에 특이적으로 메틸기를 전달하는 역할을 함. 이는 크로마틴 구조를 느슨하게 만들어 유전자 발현을 활성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짐.

 

4. 후성유전조절(epigenetic regulation)
= DNA의 특정염기서열 변화 없이도 DNA의 메틸화, 히스톤 단백질의 변형(메틸화, 아세틸화 등) 등을 통한 크로마틴 구조 변화 등을 통해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기전. 유전적 변이 외에 후성유전적 변이는 암의 발생 및 진행의 주요 지표로 알려짐.

 

5. 히스톤 메틸화(histone methylation)
= 히스톤 메틸화 효소를 통해 특정 히스톤 단백질에 메틸기가 전달되어 히스톤 변형을 유도하는 현상. 이는 크로마틴 구조 변화를 통한 유전자 발현 조절에 관여함.

 

6. 암줄기세포(cancer stem cells)
= 암 세포 내 존재하는 줄기세포의 특징을 가진 소량의 암세포. 정상 줄기세포와 마찬가지로 자가복제(self-renewal)가 가능하며 암을 발생하는 능력을 지님. 또한 암의 재발 및 전이, 항암제 내성의 주원인으로 알려짐.

 

7. 상피간엽이행(epithelial-mesenchymal transition)
= 세포가 상피(epithelial)성 세포 표현형(세포 간 부착성, 낮은 이동성)을 상실하고 간엽(mesenchymal)성 세포 표현형(세포 간 부착성의 상실, 높은 이동성)으로 전환(transition)하는 과정을 일컬음. 주로 정상적 배아 발달 과정에서 발생하며, 암세포에서는 침윤 및 전이를 위한 세포의 이동성 획득을 위한 초기 기전으로 알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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