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GDF 현대무용부문 그랑프리 수상

더 큰 무대로 나아가는 발판이 되길

 

무대 위 조명이 켜진다. 동트기 전 새벽의 푸른 빛 아래 무용수들이 하나 둘 등장하고. 새벽 안개가 무대 위에 자욱이 흐른다. 몽환적인 조명과 리드미컬한 기계음에 맞춰 군무가 시작. 자유로운 움직임, 그 안에서의 균형과 절제. 숨가쁜 무용수들의 몸의 움직임을 따라 순식간에 20분이 흐르고 긴박했던 무대는 막을 내린다.

 

평소에는 어렵게 생각했던 현대무용이라는 장르, 하지만 음악과 조명, 몸의 움직임에 몰입하면 어느새 관객도 무대와 하나가 된다. 새벽을 테마로 만들어진 이번 무대를 통해 우리대학 현대무용학과에서 제4회 GDF 대학무용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들을 만나봤다.

 

제4회 GDF(Gangdong Dance Festival) 2015 대학무용제

 

   

 

강동아트센터에서 주최한 제 4회 GDF 대학무용제는 차세대 대학 무용수들을 양성해 대학무용에 활력을 불어넣어 순수무용의 저변을 확대하자는 취지에서 개최돼왔다. 각 대학의 무용과 학생들이 모교를 대표해 참가하는 대회다. 또 대학생들을 위한 무대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고려했을 때, 학생들에게 1년에 몇 번 없는 큰 기회다. 우리대학 무용학과에서도 매년 지원하고 있으며 2회부터 4회까지 모두 본선에 진출해 최종 9작품에 선정되는 등 우수한 성과를 이뤄왔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이한 이번 대회는 현대무용, 한국무용, 발레 세 가지 중 선택해 한 팀씩 참가하는 무대 ‘하나’와 학교와 무관하게 무용 전공학생들이 팀별로 참가하는 무대 ‘둘’로 나뉘었다.

 

무대 ’하나’는 올해 3월부터 공개모집을 해 총 17개의 작품이 접수됐으며 1차 서류 및 영상 심사를 거쳐 9개의 작품(한국무용 3개, 현대무용 4개, 발레 2개)을 선정했다. 이후 5월 19일부터 23일 까지 2차 심사를 거쳐 1차 심사결과 30%, 실연심사 70%를 합산해 한국무용, 현대무용, 발레 부문에서 각각 1팀씩 최종 그랑프리 팀을 선정했다. 최종 그랑프리 작품으로 선정된 세 팀은 각 1500만원의 상금을 수여받고 작품의 완성도를 높여 올 가을 강동아트센터 대극장 ‘한강’ 무대에 함께 오르게 된다. 지난 해는 발레부문에서 우리대학 ‘Another us’팀이 최종 그랑프리를 수상한 바 있다. 이어 올해는 우리대학 ‘새벽’ 팀이 무대 ‘하나’의 현대무용 부문에서 최종 그랑프리 작품으로 선정돼 우리대학 무용학과의 역량을 또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개성과 조화의 군무

 

   

 

   

‘새벽’팀은 2학년부터 4학년까지 총 25명의 학생들로 구성돼 있으며 이지희 교수(예술체육대 무용)의 안무지도 아래 작품이 만들어졌다. 작품은 하루를 여는 새벽 빛이 드리우는 역동적인 과정을 3장으로 나눠 몸으로 표현했다. 이 교수는 "막 떠오른 태양 빛이 세상에 화음처럼 퍼져가는 고요한 협화음의 감흥, 여명의 및, 순수하게 빛나는 광휘를 다양한 신체언어로 풀어내고자 했다"며 창작 의도를 소개했다.

 

25명이 함께 무대에 오르기 때문에 모두가 조화를 이루고 그 속에 특색이 드러나야 했다. 이번 대회에서 최종 그랑프리 수상의 비결에 대해 참가자 고지민(예술체육대 무용4) 씨와 김예진(예술체육대 무용4) 씨는 팀원간의 조화로움을 꼽았다. “무대의 분위기가 다른 대학 팀들과 달랐던 것 같아요. 다른 팀들은 힘있는 무대였다면 저희 무대는 좀 더 몽환적이고 조화로운 무대였습니다. 그 오묘한 느낌을 잘 표현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새벽을 연상하는 무대 장치, 조명 효과, 무대 구성으로 작품의 개성을 놓치지 않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현대무용은 발레나 한국무용 등 타 무용장르에 비해 무용자의 자유로운 움직임이 더욱 강조된다. 때문에 무용수의 기량을 뽑아내고 그것을 작품과 연결시키는 안무가와 예술감독의 중요성이 크다. 또한 여러 사람이 함께 오르는 공동 무대에서는 여러 무용자의 움직임이 함께 어우러지기 위해 세밀하고 정교한 안무연습이 뒷받침 돼야 한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김예진(예술체육대 무용4) 씨는 “예술감독을 맡아주셨던 손각중 교수님께서 오실 때 마다 연습하는 걸 보고 안무를 제시해 주셨다”며 “다양한 무대를 통해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해주신 교수님의 조언들이 잔잔했던 작품에 흐름을 만들었다”고 감사를 표했다.

 

이번 대회가 더 많은 기회의 발판으로

 

   

<새벽> 작품은 마지막 날까지 음악 편집과 안무를 재구성하고 연습함으로써 완성됐다. 3월부터 준비해 9월에 있을 그랑프리 무대까지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여러 무대를 거치면서 이제는 마지막 무대만을 남기고 있는 무용수들의 심정은 어떨까? 이제는 한시름 놓은 듯한 참가자 장윤정(예술체육대 무용3) 씨는 “다른 학년과 함께 공연을 하는 기회가 많지 않은데 이번 무대를 통해 과 선후배들과 함께 협동하고 친해질 수 있어서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2년 전에도 GDF 대학무용제에 참가했던 고지민 씨는 “새로운 안무연습 방식을 통해 더 나은 무대를 만들 수 있었다”며 “스스로에게도 그리고 우리대학에도 자랑스럽다”며 올해 그랑프리 수상에 대한 기쁨을 표했다.

 

무대에서 내려와도 그들의 삶은 계속된다. 무용수로의 삶을 걷고 있는 그들의 꿈을 들어봤다. 먼저 작품에 몰입하는 순간이 가장 보람된다는 김예진 씨는 행복하게 춤추고 싶다는 한결같은 꿈을 전했다. “졸업이 다가오니 현실적인 고충이 많아져요. 하지만 처음 무용을 선택했을 때 가졌던 행복하게 춤추고 싶다는 마음은 변하지 않습니다. 무용을 포기하지 않을 거에요. 다만 어떤 방법으로 계속 무용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겠죠.” 또한 장윤정(예술체육대 무용3) 씨는 “이번 대회를 발판으로 더 큰 무대, 그리고 더 다양한 경험을 쌓고 싶다”며 무용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한편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무릎부상이 있었던 고지민 씨는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춤을 추고 싶지만 몸이 안 따라 주니 속상해요. 무릎 부상으로 잠시 쉬고 있지만 그럴수록 욕심이 더 커지는 것 같습니다. 일단은 빨리 회복을 하는 것이 목표에요.”

 

<새벽>팀은 오는 9월 강동아트센터 대극장 ‘한강’ 무대에서의 공연을 앞두고 연습이 한창이다. 현대무용을 직접 관람한 사람은 알 것이다. 몸을 이용한 표현이 주는 무대 위의 정적과 역동성의 교차. 그것을 통해 감동할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현대무용 장르를 난해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이 부분에 대해 장윤정 씨는 관객들의 나름대로의 자유로운 해석을 권했다. “작품 전체를 느낀다는 생각으로 음악과 무대, 의상, 동작들을 함께 관람한다면 나름대로 즐기면서 해석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사전에 안무가를 알고 가거나 작품 해석을 보고 가면 도움이 될 거에요.” 방학 땐 자격증 공부 취업준비, 학기 중엔 학점관리 등 바쁜 대학생활을 보내고 있을 테지만 한 번쯤 현대무용 관람을 통해 쉬어가는 것은 어떨까?

 

   

 

 

이수정 기자sj930212@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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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설비 기자sbi444@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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